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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70만 원 내는 사람, 카드 한 장으로 연 36만 원 아끼는 법

월세 자동이체를 아무 카드로 돌리고 있다면

지난달에 상담을 요청해 온 서른두 살 직장인 김 씨는 월세 68만 원짜리 오피스텔에 살고 있었습니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는 매달 5일에 계좌이체로 냈죠. 그가 꺼내든 카드는 체크카드 한 장이 전부였습니다. 포인트 적립률 0.3%짜리였습니다. 월세를 그 카드로 결제한다고 해서 아무런 혜택이 없지는 않지만, 그가 매달 버리는 돈을 계산해 보니 연간 20만 원이 넘었습니다.

김 씨의 사례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세입자가 월세 납부를 급여통장이나 아무 카드에 연결해 두고 있습니다. 월세는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지출 중 가장 큰 항목인데도, 카드 선택에 신경 쓰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한번 자신의 월세 납부 방식을 떠올려 보길 권합니다. 월세를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내고 있다면, 또는 아무 혜택 없는 카드로 돌리고 있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내용이 꽤 쓸모 있을 겁니다.

월세카드가 실제로 주는 혜택, 숫자로 보기

월세카드라고 하면 보통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월세 실적을 인정해 주는 카드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월세 소득공제와 연계된 카드입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로는 신한카드의 ‘월세카드’나 현대카드의 특정 상품이 있고, 후자는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입니다.

실제로 월세카드를 쓰면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요. 월세 50만 원을 카드로 낸다고 가정해 봅니다. 연간 600만 원이 카드 사용액으로 잡힙니다. 만약 적립률이 1%라면 연 6만 원, 1.5%라면 연 9만 원이 쌓입니다. 여기에 카드사별로 추가 적립이나 할인 혜택이 붙으면 연 10만 원 이상도 가능합니다.

정부의 월세 세액공제는 별개의 혜택입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세입자가 월세를 카드로 납부하면 연 750만 원 한도 내에서 15%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연 최대 112만 5천 원을 돌려받는 셈입니다. 이는 카드 적립과 별개로 적용되므로, 월세카드를 쓰면 적립금과 세액공제를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물론 세액공제는 카드사와 상관없이 월세 납부 사실만 증명되면 받을 수 있지만, 카드로 내면 증빙이 자동으로 쌓인다는 점에서 유리합니다.

카드사가 월세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와 그 대안

카드사 입장에서 월세는 달갑지 않은 업종입니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고, 카드 대금을 세입자가 갚을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리며, 고객이 매달 같은 금액을 내는 것이라 신용판매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많은 카드사가 월세 실적을 적립이나 할인 혜택에서 제외하거나, 별도로 ‘월세 실적 인정’ 조건을 달아 놓습니다.

이런 이유로 월세카드를 찾을 때는 반드시 ‘월세 실적 포함’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카드는 광고에 ‘월세 1% 적립’이라고 써 놓고도 월세 업종을 제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확인해 본 결과, 국내 주요 카드사 중에서 월세 실적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곳은 신한, 현대, 우리 정도였습니다. 나머지 카드사는 월세를 생활요금이나 공과금으로 분류해 적립률을 낮추거나 아예 제외했습니다.

월세카드를 고를 때는 적립률과 함께 전월 실적 조건을 꼭 따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카드는 전월 실적 40만 원 이상일 때 월세 적립률 1%를 주고, 그 미만이면 0.3%로 떨어집니다. 만약 월세가 30만 원이고 다른 카드 사용액이 적다면, 전월 실적을 채우기 위해 월세카드납부 불필요한 소비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월세가 40만 원 이상인 사람에게는 전월 실적 조건이 낮은 카드를, 월세가 적은 사람에게는 적립률이 높은 카드를 추천합니다.

월세 세액공제, 카드 납부가 왜 유리한가

월세 세액공제는 연말정산 때 받는 혜택입니다. 조건은 간단합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의 무주택 세입자라면, 월세를 계좌이체나 카드로 납부한 금액의 15%를 공제받습니다. 연간 월세 총액이 75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하며, 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여야 합니다.

카드로 월세를 내면 세액공제를 받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카드 사용 내역이 국세청에 자동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연말정산 때 임대차계약서 사본만 제출하면 됩니다. 반면 계좌이체로 냈다면 모든 이체 내역을 출력해서 증빙해야 하고, 임대인 통장 사본까지 요구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월세 세액공제는 카드 실적과 상관없이 적용되지만, 연말정산 때 카드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넘어야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월세카드로 낸 금액도 이 25% 계산에 포함되므로, 월세가 높은 사람은 이 기준을 넘기기가 쉽습니다. 월세가 낮은 사람은 카드 사용액을 채우기 위해 다른 지출을 카드로 돌리는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월세카드, 고르기 전에 확인할 4가지 조건

월세카드를 고를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전월 실적 조건입니다. 30만 원 이상 써야 하는 카드가 있는가 하면, 50만 원 이상 써야 하는 카드도 있습니다. 월세가 40만 원이라면 전월 실적 30만 원짜리 카드를 고르는 것이 월세 적립을 포기하지 않는 길입니다.

두 번째는 적립 한도입니다. 카드마다 월 적립 한도가 다릅니다. 어떤 카드는 월 5,000원 한도로 적립을 주는데, 월세가 60만 원이면 1% 적립을 받아도 6,000원이 적립되어야 하는데 5,000원에서 잘립니다. 월세가 높은 사람은 한도가 큰 카드를 골라야 합니다.

세 번째는 월세 업종 인정 범위입니다. 카드사마다 월세 업종 코드가 다릅니다. 부동산 임대업으로 등록된 곳에서 내는 월세만 인정되는 경우가 있고, 개인 간 거래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세나 반전세로 사는 사람은 월세가 아니므로 아예 대상이 아닙니다.

네 번째는 연회비입니다. 월세카드 중에는 연회비가 2만 원 이상인 프리미엄 카드도 있습니다. 월세 적립 혜택이 연 5만 원 미만이라면 연회비를 빼면 남는 게 없을 수 있습니다. 연회비 대비 혜택을 계산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세카드보다 먼저 해야 할 일, 임대인과의 협의

아무리 좋은 월세카드를 찾아도 실제로 카드로 월세를 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월세를 카드로 결제하려면 임대인이 카드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소규모 임대인, 특히 개인 집주인은 카드 가맹점 등록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드 수수료를 자기가 부담해야 하고, 월세가 카드로 들어오면 소득 신고가 의무화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임대인과 협의가 필요합니다. 카드 수수료는 보통 1% 내외인데, 이 비용을 세입자가 부담하겠다고 하면 임대인이 수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월세 50만 원을 카드로 내면 카드 수수료 5,000원이 발생하는데, 세입자가 이 5,000원을 부담한다고 해도 세액공제와 적립 혜택을 합치면 연 30만 원 이상 남습니다.

협의가 어렵다면 대안이 있습니다. 월세를 계좌이체로 내더라도 매달 이체 내역을 국세청에 자동으로 보내는 ‘월세 이체 자동인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카드가 아니지만 세액공제 증빙을 자동으로 해 줍니다. 다만 카드 적립 혜택은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도 세액공제만 받아도 연 112만 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으니, 카드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계좌이체보다는 낫습니다.

월세가 30만 원인 사람, 70만 원인 사람, 지금 바로 할 일

월세가 30만 원인 사람은 세액공제를 우선 챙기십시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라면 월세 세액공제를 신청하는 것만으로 연 54만 원(30만 원×12개월×15%)을 돌려받습니다. 카드 적립은 덤으로 생각하고, 전월 실적 조건이 낮은 카드를 골라 월세를 카드로 돌리면 연 3만 6천 원의 적립도 받을 수 있습니다.

월세가 70만 원인 사람은 전략이 다릅니다. 월세가 높아서 카드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넘기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월세 적립률이 높은 카드를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월세 적립률 1.5% 카드를 고르면 연 12만 6천 원이 적립되고, 여기에 세액공제 연 112만 원까지 합치면 연 124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월세 납부 방식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계좌이체로 내고 있다면, 오늘 카드사 앱에서 월세카드 상품을 조회해 보시길 바랍니다. 임대인과 협의가 필요하다면 이번 달 월세 납부 전에 연락을 취해 보십시오. 한 달만 미뤄도 연 10만 원 이상의 돈을 놓치는 셈입니다. 저는 매달 월세를 내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세액공제 신청은 반드시 하라고 권합니다. 별도로 카드 적립까지 챙긴다면, 월세라는 고정지출이 오히려 연말에 보너스가 되어 돌아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월세카드로 월세를 내면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나요?

네, 월세카드로 낸 금액도 월세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세입자라면 연 750만 원 한도 내에서 월세 납부액의 15%를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카드로 내면 국세청에 자동으로 결제 내역이 집계되어 연말정산 때 임대차계약서만 제출하면 됩니다.

월세카드를 쓰면 임대인에게 불이익이 있나요?

임대인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보통 1% 내외)를 부담해야 하고, 카드 결제 내역이 국세청에 신고되므로 월세 소득에 대한 세금 신고가 의무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수수료를 부담하겠다고 하면 협의가 가능하고, 소규모 임대인도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제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세카드와 일반 신용카드 중 어떤 게 더 유리한가요?

월세 실적을 인정해 주는 월세카드가 일반 신용카드보다 유리합니다. 일반 신용카드는 월세를 대부분 적립이나 할인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월세카드는 별도로 월세 적립률을 제공하고 세액공제 증빙도 자동으로 해 줍니다. 다만 전월 실적 조건과 연회비를 고려해 계산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